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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방문 - Memorial Park

근처에 일이 있어 들른 차에 하루동안 아주 짧은 일정으로 DC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 볼만한 곳은 정말 많다고 하는데..; 특히 그 스미소니안 시리즈는 그것들만 둘러봐도 3일은 넘게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말이죠.. 정작 그쪽은 별로 보지를 못했네요.

대신에 조지 워싱턴 기념비 주변에 있는 미국 역사에 중요한 사건들을 기념하는 조형물들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둘러본 양이 많지는 않지만 역사 속에서 단절되어 박제된 유물들 대신에 살아 있는 작품들을 봤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본 상징물을 역사 순서대로 소개하면..

아래 사진은 조지 워싱턴 기념비입니다. 워싱턴 디씨의 모든 건물들은 이것보다 높아서는 안된다고 하네요. 사실 상당한 높이라서 멀리서도 잘 보입니다. 이 기념비를 중심으로 기념 조형물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언뜻 보면 파르테논 짝퉁같은 느낌이 드는 이것은 링컨을 기념하는 건물입니다.

속을 봐도 파르테논 짝퉁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들고요..;;; 파르테논에 가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요. -_-;;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제가 이 곳에서 본 미국 정부 건물들은 고대 그리스 혹은 유럽풍의 건축양식을 흉내내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 건물들을 설계한 당시에 이곳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나 유럽에 대한 컴플렉스라도 있었나 봅니다.


아래 사진은 세계 2차대전을 기념한 조형물입니다. 뒤에 조지 워싱턴 기념비가 보이는군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기둥 같은 것들은 전쟁 당시 미국의 주와 영토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주요 격전지와 어록이 남아 있구요. 사진에 보이는 문 같이 생긴 것은 양쪽에 대칭으로 있는데 대서양/태평양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VICTORY IN LAND/AT SEA/IN THE AIR 라고 새겨져 있구요.

이긴 전쟁이니까 흔적을 영광스럽게 남기는 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아무 상관 없고 미국의 영광과도 상관 없는 외국인인 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지나치게 영광스러워서 토가 쏠린다든가 하지는 않았으니 훌륭하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기념물들이 있는 지역 자체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사람들이 쉬거나 놀 수 있게 되어 있고 이 조형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는 시원한 분수를 보며 지친 다리를 쉴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한국전쟁 기념 조형물입니다. 한쪽에는 검은 대리석 벽면에 군인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다른쪽에는 그 당시 군장과 상황을 재현한 한 분대 정도의 병사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앞의 조형물에 비하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조형물은 그곳에서 수고한 군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작전에 직접 참여했던 병사들의 고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들 판초를 두르고 있는 걸 보면 비가 오거나 밤이거나 한 것 같네요.. 저 작품을 설계할 때 분대가 처한 상황, 각각의 병사들의 역할과 느끼는 생각이 다 계획되어 있었을 거 같지만 저는 그게 무엇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누구라도 보고 있으면 저 사람들이 참 힘들고 고단하겠구나 정말 애썼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 아가씨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이것은 베트남 전 기념 조형물입니다. 저 대리석 벽에는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연대순으로 새겨져 있고, 또 한켠에는 전쟁에 참여했던 남자/여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여성 병사들의 노고 또한 같이 기려주는 것입니다.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는 어떤 사람들이 '너무 감상적이다, 패배주의적이다, 전쟁을 영광스럽게 그리고 있지 못하다'고 불평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호평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감정이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전쟁의 슬픔과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일단 여기선 미국측의 입장만 있지만 말이죠.


사실 한국전과 베트남전 기념 조형물은 서양미술사 에 대해 배울 때 같이 본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교실에서 강의자료로 볼 때에는 별 느낌을 받지 못 했었는데요. 직접 보니까 전쟁에 참여하는 개인의 느낌이 정말 잘 드러나 있네요. 여러 각도에서 보아도 다 다른 면이 보여서 감상도 재미있고요. 게다가 평소에 두 전쟁에 대해 별 생각을 해오지 않던 저에게도 전쟁의 아픔에 대해 많은 느낌을 받게 해 주었으니 정말 훌륭한 작품들인 것 같습니다. 짧은 식견에 감히 평가를 하는 게 송구스럽기까지 하네요.

Memorial park에 대한 감상은 여기까지. 루즈벨트나 뭐 다른 기념물도 있는 거 같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더는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다음번에 DC에 갈 때는 반드시 스미소니언 전시관을 둘러보고야 말겠어요... ㅠㅠㅠㅠ

by 큐브 | 2008/10/06 14:11 | 내멋대로 토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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