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생각.

['다이어트'가 '체지방 감량'과 완전히 같은 뜻의 말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그냥 같게 취급하련다. 편리하니까.]

이야기를 조금 일찍 해 볼 생각이었는데, 남한테 '나 다이어트한다~'고 말하고 나면 꼭 그 이후에 시들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비밀리에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이미 5주가 되었다. 이제 주변사람들은 내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아무래도 관성을 붙여 놓으니 하루쯤 게을러져도 다음날이 되면 다시 시작할 수가 있다.

상당한 수의 생물들은 몸에 에너지를 축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하고 싶었든 아니었든지 간에, 오랜 시간동안 생존에 혹독한 시기를 몇 번이나 거쳐 오면서 살아남는 데 성공한 -- 다시 말하자면 현존하는 종들이 에너지 저장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이 시대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마른 몸매는 저 이야기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마른 몸매인데 가슴과 엉덩이는 빵빵해야 한다니 엔트로피까지 낮지 않은가. 진화생물학적으로든 열역학적으로든 참 부자연스러운 몸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여성에게는 당대 평균에 비해 매우 부자연스러운 외모가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되어 왔으니 별로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뭐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빙하기가 다시 오면 전지현보다는 내가 생존할 확률이 조금 더 높을지도 모른지만, 그래봤자 별로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별로 여성 해방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때로는 몸을 바꾸는 것이 가치관을 바꾸는 것 보다 쉽기 때문이다. 몸매가 어떻게 생겼든지 상관 없이 나와 내 몸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일 것이다. 그렇지만 살을 조금 더 빼면 나를 사랑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 같고 살을 빼는데 드는 노력이 체지방률 35%의 내 몸을 사랑하는 데 드는 노력보다 적을 것 같다면 살을 못 뺄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건강을 이유로 댈 수도 있겠지만 아까의 이유에 비하면 살을 빼고 싶은 이유로서는 하찮다.


그렇지만 정말로 저렇게 생각해서 살을 빼기 시작한 건 아니다.-_-;

방학 동안 정신도 몸도 너무 많이 늘어져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게 개강무렵이었다. 그때는 학교 체육관에서 가볍게 싸이클 30분 정도 하는 것으로 시작했었다. 그리고 살이 너무 찐 불안감으로 먹는 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럴 바에는 아예 먹는 것을 제대로 줄이자고 생각한 게 9월 초였다.

이후 운동량은 약간 늘었고 먹는 양은 조금 줄인 채 지금까지 오고 있다.


일단 체지방량은 조금 줄이고 근육량은 조금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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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브 | 2008/09/28 09:55 | 체지방감량시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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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앞치마소년 at 2008/09/28 11:30
다이어트는 한번에 확 하시는 것 보단 조금씩 꾸준히 하시는게 여러모로 좋죠. 진짜 다이어트의 왕도를 걸으시는 것 같네요.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식사류보단 중간중간에 먹게되는 간식에 주의하세요. 콜라한잔이면 하루나 이틀 운동한거 싹 날아간답니다.[...] 파이팅!>ㅂ<
Commented by 큐브 at 2008/09/30 00:47
간식.. 정말 무섭죠. 근데 또 제가 탄산음료를 너무 좋아해서 ㅠㅠ 그나마 다이어트 코크 같은 걸로 버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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