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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짐 2012

올해의 다짐 2010

2011년은 빼먹은 것 같지만 어차피 매년 쓰기로 계획한 것도 아니니까.

원래 신년 (이루지 못할) 계획 같은 거 하는 편이 아닌데, 2010년 초에는 개인적으로 번민이 심했기에 무언가라도 다짐하려고 했었다.

물론 2010년 초 번민의 가장 큰 원인은 연구에 진척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과연 내가 연구에 적합한 인간인가', '내가 다른 것을 할수는 있을까' 같은 것들도 고민했었다.


2010년 내가 다짐했던 것들은

- 프로페셔널해지자
- 현상이 있을 때, 그 현상에 대해 보이지 않는 원인이 있음을 기억하자

2010년 초에 나를 괴롭혔던 문제는 거의 해결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2010년에 소망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는가, 과연 그런 사람이 되어있는 지는 모르겠다. 원래 신년 다짐이라는 거 잘 이뤄지지도 않고, 게다가 저렇게 애매하게 기술해 놓은 것을 이뤄졌는지 어떤지 검증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2년을 뛰어넘어 2012년에 하고자 하는 다짐은:



스스로를 조금만 더 믿어주고,

안 해도 될 고민을 쓸데없이 미리 하지 않으며,

여유 있게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좀 행복해지고 싶다.



....인격 수양이 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어떤 대화(의 일부)

- '맘에 드는데 대쉬를 시도하지 않았다'는건 '충분히 맘에 들지 않았다' 와 동치가 아닌가?
- 나는 shy 하니까.
- 너의 유전자는 도대체 어디로 가게 될까...
- 유전자가 문제라면 정자를 기증하면 되지.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

아, 그렇구나..



* disclaimer: 본 포스팅은 모든 발화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음을 밝힘. 특정 화자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대화의 결론은 '문제는 유전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정자 기증은 하지 않겠다)' 였으나 편집자가 대화를 조중동급 센스로 저렇게 발췌한 것임.

타이 레드 커리

고선생님 댁에서 보고 처음으로 시도해봤다. 주말이라도 잘 먹어야지 않겠는가!!

타이 커리 페이스트랑 코코넛 밀크만 있으면 나머지 재료는 적당히 있는 걸 쓰면 된다. 단백질;을 책임지는 고기와 그나마 커리라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든 야채... 원래 보통 이런 요리에는 닭가슴살이 들어가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닭가슴살을 즐겨 먹지 않아서-_-;; 닭 허벅지살로 대체. 야채는 양파, 붉은 파프리, 브로콜리, 그린 빈, 그리고 (내가 무지 좋아하는) 양송이가 들어갔다. 직접 해먹으면 재료를 취향대로 원하는 맘큼 듬뿍 넣을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타이 커리를 먹었을 때는 커리에 코코넛 밀크를 넣는 취향을 이해 못했었는데, 익숙해지니 완전 신세계! 앞으로도 종종 해먹을 것 같다.

OST: 감동의 재현

다른 많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음악은 그것을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렇지만 같은 음악을 듣는다 하더라도 느끼는 감동의 형태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감동을 느끼는 음악에 다른 사람은 별 느낌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흔한 것이다.

이렇게 개인마다 느끼는 감동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 극대화되는 음악 중 하나가 original sound track(OST)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음악들은 곡 자체의 훌륭함으로 감동을 주기보다는, 해당 작품에 그 곡이 삽입되는 장면에서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연출상 의도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곡들이 훌륭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꽤 많은 경우 (최소한 나는) 원작을 감상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 ost를 듣는다. 혹은 의도 없이 ost를 듣다가도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을 어느 정도 다시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는, 혹은 원작에서 별 감동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ost를 듣더라도 느끼는 감동이 그 곡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쩌다 보니 아주 메이저한 취향을 가지지는 못한 사람으로 자라났다. 아주 마이너한 취향도 아니건만, 안타깝게도 과거에도 현재에도 취향이 비슷한 또래집단(peer group)을 가지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좀 어정쩡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청소년~이른 청년기에 즐기던 것을 아직도 취향으로 유지하고 있다. 취향에 다른 것도 많이 더해지긴 했지만.


옛날에는 상당히 저렴한; 음원으로 들으면서도 매우 좋아하던 곡인데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을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뭐 이렇게 말하지만 FF5에서 저 곡을 처음 접했던 건 아니다. FF는 6빼고 안해봤다...)


대화하는 사람이 나와는 취향이 많이 다를 거라고 가정한다면 취향에 대한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타인에게 내가 느꼈던 동일한 감동을 느끼기를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 아닌가? 그렇다면 취향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그 취향에 대한 화제를 입에 올리면 안되는가? 그렇다면 아무와도 소통하지 못하지 않는가? 물론 모든 사람의 취향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취향에 대해서 아무것도 공유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는 어떻게 타인과 소통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옛날에 좋아하던 곡의 마음에 드는 편곡을 찾은 기념으로 포스팅. 유튜브가 좋긴 좋구나~

Alive!

논문을 마무리짓고 있는데 무슨 놈의 마무리만 세 달째 하고 있다. 덕분에 몇 주째 재료는 사다놨는데 요리를 제대로 해 먹지 못했다. 지난 주에는 한 달 전에 닭고기 재워논 걸 발견하고 구워서 먹었...는데 무려 고기 맛이 시어서(!) -- 거의 신김치 수준이었다 -- 모두 버렸을 정도였다.


그리고, 오늘 발견하고야 말았다.

냉장실에서 2주간 숙성된 쇠고기를.
약간도 아니고 한 근이 넘는 양이었다.

양이 적으면 그냥 버리기라도 하지.
완전히 상해보이면 미련없이 버리기라도 하지.

2주 간 냉장숙성..... 쇠고기....
이 애매하고도 애매한 조합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

c: 냉장실에 2주동안 놔둔 쇠고기가 있는데 이걸 먹어야 될까요... 버려야 될까요...
j: 버려요
c: 버…버려야되나 ㅠㅠ 흐흐흑
j: 꺼내보시고 회색이 된 부분이 있으면 버려요. 냄새가 이상하면 버리세요.
c: ㅇㅇ
j: 사실 2주면 버려야 하지만...
j: -_-
j: 저라면 먹습니다
c: 제 말이. 저도 그래요.
j: ㅋㅋㅋㅋㅋㅋ
j: 설사좀 하고말지 쇠고긴데

그냥 쇠고기도 아니고 무려 맛좋고 값싼 미국 쇠고기!

c: 원래 먹을생각이었 ㅋㅋㅋㅋㅋ
j: ㅇㅂㅊㅁㅇㅂㅊㅁㅇㄴㅣㅐ
c: ㅋㅋㅋㅋㅋㅋㅋㅋㅋ
c: 제가 삼일동안 메신저에 들어오지 않거들랑… [....]
j: ...
j: 전... 전화해드릴까요
j: 헬프 두음절 발음할수있음
c: ㅋㅋㅋㅋㅋㅋㅋ
c: 미국에서 앰뷸런스 타면 어떡해요
c: 타느니 그냥 죽어야지
j: 앰뷸런스 얼마?
c: 가볍게 2천불은 깨진다고 하던데
j: 한국에서 타는것도 한 십만원
j: 힉
j: ...

여러 사람과의 의논(?) 끝에 결국은 잘 익혀서 시험용으로 약간만 먹어보고 탈이 없으면 그냥 먹는 걸로 결정했다.

그냥 구워먹기는 조금 상태가 안 좋아서 불고기 양념을 만들어 고기를 재웠다. 좀 안좋아 보이는 부위는 과감히 잘라내고 재웠는데도 양이 이 정도다..

(이거 사실 한 번 먹고 찍은 거다)


c: 아 아무래도
c: 앰뷸런스 부르는 코스트를 생각해보니
c: 안먹는게 나을거같네요....
c: 근데 저거 분명히 멀쩡할 텐데….
j: ....
j: 아니 일단 고기는 드시고요
j: 걸려봤자 설사아니겠어요
j: ...
c: ...
j: (남의일이라고)
c: ㅋㅋㅋ



먹었다. 다행히 맛은 멀쩡했다.

c: 먹고 있어요
j: 어때요
j: 한입만 먹어보고...
c: 맛은 멀쩡한데요
j: 오호..........
j: 양념 안하고 좀 구워볼걸 그랬나
c: ㅋㅋㅋㅋㅋㅋ
c: 그건 좀 무리 ㅋㅋㅋㅋㅋ
j: 하지만 제 냉장고엔 소고기가 없군요 ;ㅂ;
c: 윽 테러가 됐군요
c: 죄송;;
c: 여튼 한입 먹었고
c: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다.
그러니까... 이런 느낌?


(이상한 거 주워 먹고 인생 x된 대표적인 케이스)

그러므로 오늘의 교훈은,

식재료는 제때제때 처리하고 이상한 음식은 먹지 말도록 합시다! 데헷☆
착한 어린이 여러분은 집에서 따라하면 안 돼요~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열심히 살고 있어요

스텝퍼가 고장나서 새로 하나 사려고 타겟에 갔는데 이 동네엔 안 들어오는것 같았다. 에라 꽃같은 세상 하고 옆의 아웃렛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구경 좀 하다가 미국에서도 뷰티를 잊지말라던 친구(26, 전직 하우스메이드)의 말이 생각나 원피스를 몇 개 입어보았다. 이월상품을 무더기로 가져다 놓고 파는 곳이라 괜찮고 맞는 옷을 찾기가 어렵고, 천조국의 기상을 풍기는 원피스를 시험삼아 입고 거울을 보니 상체에서는 끝간 데 없는 애잔함이 하체에서는 중년 부인의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그럭저럭 맘에 드는 옷을 하나 골라서 다행이다. 저렴하게 샀으니 여름내 입어야겠다.

젠장, 스텝퍼 또 고장났다..

이걸로 벌써 해먹은 스텝퍼가 2개째다.

저번에는 너무 싼걸로 사서인지 만듦새가 너무 조악해서 60분 타니까 실린더?에서 봉이 쑥 빠져서 그걸로 끝이었다. -_-;;

그 다음에는 아주 약간 더 비용을 들여서 샀는데 
이번에는 이음새에 있던 너트가 빠졌는데 다시 끼우려니 들어가지를 않는다.
전에 하도 삐걱거려서 WD-40을 뿌렸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었고,
대신에 볼트랑 너트 사이에 마찰을 방지하던 고무가 그 기름에 녹아버려서 너트 홈 사이에 말라붙은 것 같다.
같은 사이즈의 너트가 하나 있으면 고칠 수 있는건가?
너트는 어디서 구해야 되지? -_-;;;;;

70불 주고 한 반년쯤 탄 셈인데 그렇다고 이걸 또 사기도 돈이 아깝고.
근데 손을 대려니 고무 녹은 시커먼 기름투성이라 손대기도 힘들고.



춤 배우러 간 이야기 2

춤은 음악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고 한다.

비단 춤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이 모이는 곳 (파티라든가..) 에서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음악을 틀어놓으려 한다. 하물며 음악이 전체 분위기와 감정을 좌우하는 춤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종류의 음악을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파트너 댄스의 수요층은, 대부분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종류의 음악은 무엇일까?


......

첫 수업 날, 뽕짝에 맞춰 스포츠 댄스를 추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내가 했던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음악 때문에 충격을 적잖히 받았지만, 그리고 그 음악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조금 많이 걸렸지만, 아주 약간이나마 들여다 보게 된 중년의 춤 세계(?)는 꽤나 흥미로웠다. 그 흥미로움을 일부 전하자면.



현재 사업소(?)로서의 춤 학원은 유흥시설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초중고 학교 반경 ?백미터 내에는 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학원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업허가증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렇지만 허가증이 없이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내가 다닌 학원은 사업허가증과 강사 자격증이 벽에 붙어 있었는데 사업허가증을 받은 사람과 강사 자격증에 있는 이름이 서로 다르고 원장은 둘 중 어느 쪽도 아니었다. 운영을 위임 받은 형태인 것 같았다.

보통 한 학원에는 원장이 메인 강사를 맡게 되며, 수강생과 일대일 레슨을 한다. 한 세션은 30분. 등록 단위는 20세션. 특정 학원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원장의 실력을 보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수강생을 원장이 가르친다. 그리고 '바닥을 빌리는' 강사가 있는데, 장소를 빌려서 자기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 내가 다니던 학원에도 그렇게 바닥을 빌리는 강사가 한 명 있었다.

"원장님은 애인 없어요? 학원을 여러 군데 다녔는데 원장이 드러내놓은 애인이 없는 학원은 처음 보네. 혹시 숨겨 놨어요?" 강사가 보통  대놓고 애인이 있다는 말은 일단은 사실인 것 같다. 바닥을 빌리던 그 남자 강사도 부인(?)과 꼭 붙어 다녔으니까.

원장이 여자인 학원에는 남자 수강생이 많이 오고, 원장이 남자인 학원에는 여자 수강생이 많이 온다고 한다. 여자 원장은 본 적이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본 한 명의 남자 원장과 여자 수강생들의 관계는 꽤나 볼 만한 것이었다. 이 학원의 여자 수강생은 보통 결혼해서 자식들은 거의 다 키웠고, 즐거운 취미 생활을 위해서 학원에 온다. 따라서 원장은 수강생이 만족할 정도로 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수강생의 기분을 좋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음에 또 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해 주니까. 그 다음은 내 추측이지만, 그 정도 나이의 수강생은 자신이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만족해 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원장은 적절한 선에서 추파라고도 볼 수 있는 멘트를 해 준다. 동시에 특정한 한 수강생과 특별히 가깝다는 인상을 주어서도 안 되므로, 모든 수강생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다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어서 그런가, 이 모든 일들은 그냥 재미있는 유희인 듯 보였다.

와중에 약간 심상치 않은 느낌의 여자 수강생도 있었다. 주 1회 정도 오는데, 오는 날에는 오전부터 와서 하루 종일 학원에 상주한다. 간식거리를 사오더라도 근처 시장에서 간단히 사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매우 손이 많이 가는 종류의 간식을 언제나 바리바리 싸온다. 학원 냉장고는 언제나 그 수강생이 가져온 간식거리로 그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보통은 오는 순서대로 레슨을 받고 자기 시간이 끝나면 돌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일찍 와서도 레슨을 받지 않고 저녁이 될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별로 대화도 없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여자 수강생은 loyalty가 꽤 있는 편인데, 남자 수강생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남자 수강생을 쓸만하게 키워 놓으면, 여자를 한 명 꼬셔서 데리고 빠져 나가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 수강생은 웬만하면 잘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 원장이 있는 학원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언제나 학원에 오면서 신경쓰이던 것이요, 부부로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게 아닌 댄스 파트너 관계에 있는 분들은 그냥 단순한 파트너쉽인가요?" "아니, 보통 그 이상의 관계가 있지. 100%!" "아, 그런가요, 그냥 언제나 좀 신경이 쓰였었어요... 혹시라도 제가 실수하면 안 되니까..."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여자 수강생이 학원에서 댄스복을 입고 수업을 받거나 연습을 한다. 내가 알기로 몸의 선과 다리를 많이 드러내는 것이 라틴 댄스복이고 드레스 모양의 것이 모던 댄스복이다. 그렇지만 수강생들은 자기가 어떤 춤을 배우는지와 상관 없이 그냥 자기 눈에 예쁘면 입는 것 같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줄너줄한 옷을 입으면 동작을 잘 하고 있는지 옷에 가려져 파악하기 힘들어지니까 연습 때는 단순한 옷을 입는 게 낫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춤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추는 것이고, 스스로를 아름답다, 섹시하다고 느끼면 더 자신있는 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한다면 댄스복을 입고 연습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딱 한번 중장년층의 무도장에 구경간 적이 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좀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는거야?'


안나님 덕분에 두번째 글을 쓸 수 있었어요...!

지금, 잠이 옵니까?


짐 싸는 중. i.e., 4개월간의 생활을 정리해 캐리어와 이민가방에 쑤셔넣는 중이다.
어렵구나....

원래 출국 짐은 전날 밤새면서 싸는거라규!! ㅠㅠ

춤 배우러 간 이야기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이번 가을 잠시 시간을 쪼개서 파트너 댄스를 약간 배웠다.

2010년 9월 말부터 약 10 주 간의 시간을 들였다. 그 기간동안 주말 빼고 거의 매일 학원에 가 약 30분씩 개인레슨을 받았다. 물론 레슨 외의 시간 동안 연습도 했다. 엄마가 걱정하실 정도로 매일 몇 시간씩 학원에서 보냈다. 플래너를 보면 10월은 (사람들 만난 약속이 별로 없어서) 하얗다. 그 시간을 다 연습에 썼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분명 노닥거리는 시간도 상당했었다. 배우는 데 시간을 더 들일 수도 있었고 덜 들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럭저럭 적절했던 것 같다.

언젠가 한번 배워볼까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2010년 8월 휴학을 하게 되어서 3~4개월 정도 여유 시간이 났다. 솔직히 한국 들어오면서부터 어떻게든 배울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확 지르지 못하는 나의 성격상 (ㅠㅠ) 거의 한 달 가까이 아 배워야 하는데 생각하면서 시간만 지나갔다.

시간이 흘러 9월 하순이 되니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정말로 못 배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급 학원 검색을 시작했다. 아마 정신이 제대로 박힌(?) 정상인(?)이라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홍대나 강남 일대로 갈 텐데... 길바닥에 편도 1시간씩 버리기 너무 싫었던 나는 그냥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이 올 법한) 동네 학원을 검색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JM씨와의 대화...

"아 님하.. 원래 사람들은 그런 곳에 춤을 배우러 가지 않아요. 이성을 만나러 가는 거에요..."
"그냥 제 인생이 원래 이래요.... ㅠㅠ"
"그럼 애인 없다고 나한테 불평만 하지 마삼."
"님한테는 안 하고 있잖음?"
"ㅇㅇ"
"......"
"......"]


네이버를 검색하니 이 지역에선 학원이 두 개 밖에 안 나온다. 게다가 한 군데는 망했는지 전화를 걸어봐도 다른 데로 연결된다. 애시당초 이런 류의 학원은 젊은 사람이 타겟도 아니고, 보통은 소개로 오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위치만 알아보고 직접 가서 탐색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네이버에 전화번호가 있는 학원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여보세요."
"네, ****학원인가요?"
"네"
"비용이 얼마인가요?"
"레슨 30분씩 **회에 **만원.. 근데 젊은 분이신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만."
"저희가 젊은 사람은 좀...."
"......네 알겠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의 통화가 이루어졌다. 젊은 사람을 꺼리는 학원의 분위기. 게다가 학원들이 있는 위치는 이 지역 유흥가다. 웬지 불안해졌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시도라도 해 보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그 지역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나는 곧 난관에 봉착했다. 물건이든 뭐든  잘 못찾는 편이라, 학원을 찾으러 걸어다녀도 도대체 학원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소한 네이버에 나와있는 학원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역시 안 보인다. 그 날따라 신고 나온 신발이 길이 안들어서 발이 아파온다. 신발에 발이 까진 상태로 30분 넘게 걸어다니니 오기가 생긴다. 내 최소한 학원 한 개 만이라도 찾아서 들어가 보고 나서야 돌아가리.

아마 그 오기가 아니었다면 그 학원에 들어가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렇게나 수고를 들였으니 분위기가 야리꾸리하더라도 일단 들어가서 말이라도 붙여 봐야지. 마침 길가에 잘 보이게 붙은 간판이 하나 보였다. Yeah!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난생 처음 느껴보는 어른들(?)의 춤 학원 분위기에 위축되어 버렸다. 누군가가 타준 커피 한 잔이 내 손에 들려졌지만, 그 이후로 나는 관심 한 조각 못 받은 채 손에 들고 있던 커피와 함께 차갑게 식어갔다. 도대체 상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물어 보고 싶은 이야기도 꺼내 보지 못하고 학원을 나왔다.

추석 연휴 직후의 금요일, 나는 다시 학원을 찾아갔다. 이번에는 원장과 직접 면담할 수 있었다. 근데 뭘 알아야지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가 있는데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상담하러 갔으니.

그래도 전혀 물어본 게 없진 않다. 가르치는 것을 견학할 수 없겠냐고 물어봤는데 그 날은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그리고 이 일을 왜 하는지, 선택한 계기가 있는지도 물어보았다. -- 나는 내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뭔가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일을 왜 하는지, 선택한 계기가 있는지를 꼭 물어보는 편이다. -- 자기 직업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한지, 어떤 생각으로 그 일을 하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그 사람의 춤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단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작 춤 실력에 대해서 알아볼 수는 없었다. 생각해 보면 뭐든 자격증 같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아야 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어차피 찾아낸 학원은 거기밖에 없었다. 다른 학원을 찾아낼 방법도 없고 거기서 배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생각하기도 귀찮았다. 일단 이야기해 본 것으로는 그 사람에게 배워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냥 그 다음주부터 바로 시작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일대에 다른 학원들도 많았다는 건 그 학원을 다니느라 주변 지역을 여러 번 오간 후에 알게 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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